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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동산에서 온 편지 2015년 10월
추천 : 0 이름 : 에덴지기 작성일 : 2015-10-14 16:33:37 조회수 : 814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온갖 열매들이 겸허히 자신을 내어주는 풍경에 감동하며 산골에서 문안드립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세수도 하기 전에 밤나무를 먼저 찾아가는 정숙이는 신났습니다. 도토리를 손질하며 나오는 벌레를 잡아 지극정성으로 닭을 먹이는 기명이는 벌레 통을 아예 들고 다닙니다.
모든 식구들이 다 모이는 추석날 대추를 털었습니다. 얼마나 시끄럽고, 신났는지 명절 분위기가 절로 났지요. 우리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데, 많은 것을 거두는 가을은 창조주의 사랑이지요.
지적장애 1급인 지현이는 늘 책을 들고 다닙니다. 얼마나 책을 좋아하는지 없어서 보면 책꽂이 앞에서 한없이 책을 보고 있지요. 글씨도 모르고, 그림도 거꾸로 들고 보는데 나름 생각하는 게 있는 듯합니다. 소 대변도 자유롭지 못하고, 이도 혼자 닦지 못하지만 지현이의 세상은 멋지네요. 그림 많은 동화책보다 글씨가 많은 책을 골라 듭니다. 오늘은 엄마 찾아 삼만리를 들고 다닙니다. 엄마 생각이 났을까요?
정신장애와 지적장애가 있는 46세의 매자가 새 식구가 되었습니다. 기운도 없고, 표정도 없고, 의지도 없는 모습에 그냥 가엾기만 합니다. 밤을 열심히 까먹는 식구들 옆에서 가만히 구경만 합니다. “깔래? 먹을래?” 하고 싶고 먹고 싶은 것 같아 물어보니 좋아 합니다. 우리 식구들이 어떻게 사는 것 같니? 매자에게 물어 보았지요. 1초의 여유도 없이 대답합니다. “지 맘대로 살아요..” 매자에게 네 맘대로 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나와 놀고, 떠들고, 밤 줍고, 대추 따고, 뭐든 맘대로 하라고 했지요. 딱 한 가지, 싸우지만 말라고, 우린 서로 사랑해야 한다고. 고개를 끄덕였으니 맘대로 살면서 좋아지리라 기대해 봅니다.
오늘 아침, 4살의 예린이가 한마디 합니다. 매자 언니가 예뻐졌어요. 눈빛이 조금씩 달라지고, 표정이 바뀌는 것이 예뻐 보였나 봅니다. 고래도 춤춘다는 칭찬을 하루 종일 하고 있습니다.
추석이라고 모든 식구들이 다 모였습니다. 신발 멀리 던지기도 하고, 대추 많이 줍기도 하면서 왁자지껄 명절을 보냈습니다. 혹시 쓸쓸한 맘이 드는 식구들이 있을까 싶었는데 너무 많이 웃었지요. 우리를 생각해 주시는 그 사랑과 돕는 손길을 위해 기도할 뿐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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